국제개발협력 NGO

방글라데시 출장 기록 : NGO 활동가는 무슨 일을 하나

책읽고글쓰는새댁 2021. 3. 26. 23:36

방글라데시 출장 기록 : NGO 활동가는 무슨 일을 하나 

국제개발협력의 활동으로 코이카를 통해 YP로 NGO에 근무하게된 스토리를 시작해서 현지 지부인 방글라데시에서의 출장 기록을 공유하고 있네요. NGO 활동은 그 안에 있으면 참 바쁘고 다룰 현안도 많고 한데 밖에서는 티가 잘 안났던 것 같아요. 어렴풋이 '어떠한'일을 한다고 하기에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대체 무슨일을 하는지 정보가 부족해 관심을 갖고 싶어도 나와는 먼 이야기들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NGO에서 경험한 많은 일 중에 출장기록은 짧은 순간이지만 국제협력활동가들은 NGO에서 근무하며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아주 작은 영역이나마 상상해보시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나누어 볼게요!

 

 


방글라데시 전통의상을 입고, 이제 시작

저의 경우에 1년만에 다시 간 방글라데시는 그대로 인듯 하면서도 뭔가 변한것이 많다고 느껴졌어요. 개발속도가 참 빠른 곳인 것 같아요. 저는 첫번째 방글라데시를 갔을때 전통의상을 선물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태국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부터 방글라데시 전통의상을 착용하고 입국을 했어요. ㅎㅎ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 지부에는 현지인들이 많고 현지인들과 마주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곳에 계시는 한국분들도 모두 현지의상이 일상화 되어 계세요. 그래서 방글라데시 전통의상을 입는 것은 그렇게 낯선일이 아니었습니다. 단체를 통해 현지에 봉사팀으로 방문하는 대부분, 특히 여성분들은 미리 의상 사이즈 정보를 보내어 전통의상을 입고 현지 활동에 참여하는 편이었어요.

 

전통의상은 통이 넓은 바지에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상의를 위에 입고 스카프 같은 것을 둘렀어요. 재질은 그냥 면?! 더운나라이기에 천이 조금 시원한 린넨 천이면 좋을텐데 스판기도 없고 빳빳하게 느껴졌어요. 예쁜 디자인도 있기도 하지만 전통의상의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처럼 조금은 거추장스러울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여성의 신체나 옷 스타일에 민감한 방글라데시인들과 소통할 일이 많을때는 전통의상을 입는 것을 선택하는 일이 차라리 나은편인 것 같아요. 남자분들은 진짜 치마같은 전통의상(?)을 입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하의는 튀지 않는 긴바지를 입고 남성용 전통의상 상의를 입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현지인 남성들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입는 현대옷(?)으로 많이 입는 추세기 때문에 어느것이 더 좋다고 추천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지부에서 마중 나와주신 스텝분 덕분에 어렵지 않게 공항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숙소 또한 일반 숙소가 아니라 지부 대표님이 사시는 집에서 게스트하우스처럼 이용할 수가 있어서 숙소 예약 등의 절차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됐었어요. 숙소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아고다를 이용해서 숙소예약을 했던 후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전통의상 입고 현지 스텝들과 퇴근길에

 

방글라데시 NGO, APAB가 하는 일

아시아포커스의 현지 지부로 있는 APAB는 방글라데시 차타그람(전 치타공)에서 다양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APAB 센터가 있는 곳은 차타그람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조금 밀집된 지역에 위치해 있어요. 

 

APAB는 30여년 전에 방글라데시에 굉장히 큰 태풍으로 홍수가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이재민이 되었을 때 영양식 제공과 같은 긴급 구호활동으로 방글라데시와의 인연이 생기게 됐어요. 긴급 구호활동을 위해서는 방글라데시 NGO청의 허가가 필요했는데 당시 어떤 도움이라도 필요했던 시기라 NGO 등록도 원활하게 진행이 되었다고 해요.

 

그때 이후로 가족을 잃은 고아들을 만나게 되 고아원이 생겼고, 그 아이들이 공부하기 위한 초등학교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된 방글라데시와 인연은 이제는 가족같은 마음으로 현재까지도 보육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병원, 먼 산속 지역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가장이 된 여성들을 위한 봉제기술학교, 방과후교실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현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협력하고 있어요. 

 

외국인이 신기한 로힝야 난민캠프 아이들

 

 

생계가 어려운 가정의 부모들이 원하는 것 : 자녀들의 학업 생활

방글라데시는 학제 시스템 자체가 굉장히 학구열을 높게 만드는 교육정책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나이가 되고 시간이 흐르면 그 해에 시험은 보지만 다음 학년으로 진급이 되고 해당 학년의 수업을 받을 수 있는데, 방글라데시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방글라데시가 선진국이 아니다보니.. 안타까운 시스템이 있는데요.

 

무엇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교사들의 월급이 많지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 교사들도 분명 있겠지만,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받는 교육의 퀄리티가 높지 않다고 해요. 학생들은 진급이 필요한데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시험을 통과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죠.. 그때 교사들은 별도의 과외를 통해 부가수입을 창출한다고 해요. 이런것이 활성화 되니 학생들은 과외를 받지 않으면 학교시험을 상대적으로 잘 보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요. 그런데 이때 과외를 시키기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있어요. APAB가 있는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인력거와 비슷한 릭샤를 운전하며 수입을 얻는데 그 수입이 많지가 않죠. 여러 가족들의 생계를 겨우 할 정도인데 자녀들의 과외비까지 대기엔 부족합니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학교 시험을 포기하고 진급을 포기하고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마저도 아주 시골이 아닌 도심의 이야기에요. 시골에가면 부모들이 7살 어린 아이들도 공부보다는 함께 일을 하기 바라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고 해요. 요즘에야 아동 노동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생기면서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요. 

 

방글라데시 바띠아리 초등학교 수업시간 

 

이런 저런 이유들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아시아포커스는 지역의 뜻있는 대학생 청년 인재들을 모집해서 단체가 과외비를 모금을해서 마련하고 도움이 필요한 가정의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부방을 만들었어요. 소수정예를 예상했는데 굉장히 인기가 좋아서 방과후교실보다는 방과후학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금액도 훨씬더 많이 필요했는데 삼성꿈장학재단의 도움으로 대학생 청년들에게 코칭에 대한 과외비를 지급할 수 있었어요. 

 

 유능한 현지 스텝이 한국의 아시아포커스 활동가들과 소통하며 지역에 공부방 오픈 소식을 알리고, 학생들을 모집하고, 학부모들에게 설명하고. 학생들의 출결관리를 합니다. 아이들은 성실하게 공부생활을 할 것을 약속하고 경제적으로 가정 상황이 어렵거나 상대적으로 방글라데시 사회에서 소외 되었던 여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공부할 기회를 주고 선별을 하였어요. 200명이 가까운 지역의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기 위해 APAB 뽀떼아밧 센터를 찾아온답니다. 

 

 

최근 1년 사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부터는 삼성꿈장학재단의 아이디어와 지원으로 한국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비대면 수업도 시도하고 있어요. 방글라데시 정부에 의해 락다운으로 이동이 불가했던 시기에 선생님들은 초기에는 집에서 학습지를 수기로 복제해서 학생들이 집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학습자료를 만들었었는데요. 요즘에는 가정에 하나씩은 스마트폰이 생겨나가고 있는 추세라 방글라데시 아이들도 화상수업을 경험해 보고 있다고 합니다.

 

또 APAB 뽀떼아밧 센터에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자체적으로 운영을 한지가 벌써 몇년이 되었습니다. 고아원 아이들의 교육을 걱정하며 시작한 작은 학교가 많은 분들의 후원과 관심으로 이 지역의 가고싶은 코리안 학교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제가 방글라데시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던 시기라 학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강당에 다같이 모여 열심히 공부한 친구들을 서로 격려하고 상 받는 친구들을 축하하고 뿌듯해 하는 방글라데시 초등학생들을 만났던 적이 있어요. 학교 수업이 끝난 저학년 아이들을 학교 앞으로 데릴러 마중나오는 모습은 왠지모르게 익숙한 모습이기도 했어요. 

 

 

출장의 목적, 모니터링&평가 활동 1: 인터뷰

저는 처음 APAB 센터에 간 것이기도 해서 기관에 방문해서 대표로 한 두명의 스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현지 상황을 들을 수 있었어요. 당연히 통역해주시는 한국분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한국 후원자 분들에게 대신 소개할 인터뷰의 명목으로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중고등학교 졸업생이자 최연소 선생님을 만났던 것과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가정에 방문해서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었어요. 최연소 선생님은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시기에는 공부에 관심도 많지 않았는데 선생님들의 따뜻한 관심이 학교 생활에 대한 마음과 꿈을 바뀌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졸업 후에도 그 꿈을 잊지 않고 자신이 받았던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서 교사가 되었다고 했어요. 오랜 개발협력사업의 열매가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방과후학교 한 학생의 가정방문을 했을 때는 아버지가 희귀병을 앓고 있어서 평범한 직장도 다니기가 어려워 온 가족이 큰언니의 과외비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버지는 집 근처에서 방과후학교가 오픈한다는 소식에 딸아이가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고 신청했다고 하였어요. 그 가정에는 똘망똘망한 예쁜 둘째 딸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희귀병을 앓는 아빠를 보면서 의사가 되고 싶어 공부를 하고싶다고 하더라고요. 한 가정 한가정 이런 사연이 없는 집이 없었던 것 같아요. 자체적인 자립이 아직 어렵지만 방글라데시의 어려운 이웃들이 인간의 기본권을 가진 삶을 살도록 힘을 보태는 한국에서의 작은 관심과 물질적인 지원은 이 들을에게 굉장히 소중히 자원이 되고 있음을 눈으로 보는 시간이었어요.

 

 

 

출장의 목적, 모니터링&평가 활동 2: 사진과 영상

그리고 국내에서 후원자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홍보나 모금활동을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은 일상적인 현지 소식이에요. 생각보다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들에게는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를 생산하는것이 더 어려워 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한국인들도 쉬운일은 아니죠ㅜㅜ 그렇지만 현지스텝들만 믿고 있다가는 한국 후원자분들께 전달해 드릴 만한 양질의 소식을 준비하기가 어려울 떄가 많더라고요. 

 

또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경우에는 기관에서 사용하는 용도로 좋은 카메라를 후원받아 현지로 보내줘도 아직.. 개발도상국인 이 나라에서는 고가의 물건 관리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또 우리나라의 경우에 최신 핸드폰만 있어도 꽤 괜찮은 화질의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가 있는데, 방글라데시는 그 정도의 고가의 기기가 보편화 되어있지는 않아요. 또 전력공급이 안정적이지 않다보니 실내의 기본 조도도 그렇게 높지 않아서 실내 활동을 사진에 담는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고요. 실제로 현지에서 보내준 사진들을 보면 정말 어두칙칙한 사진들이 많아요ㅠㅠ 그래서 현지 출장은 많은 양의 사진들을 잘 사진에 담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답니다. 

 

수업 시간 중 마침 정전이 된 방글라데시 교실

 

우리나라의 여느 기업이나 큰 비영리단체처럼 홍보팀이나 사진 영상을 주로 하는 콘텐츠 제작팀이 별도로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이 나라의 환경에서는 배부른 이야기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처럼 한국에서 출장을 갈 때나, 자원봉사로 오는 팀들이 찍어주는 사진과 영상 하나 하나가 굉장한 자산이 된답니다. 실제로 장기파견으로 일하시는 한국 분들은 필드에서 많은 일을 하시기 때문에 직접 업무를 수행하시다 보면 정작 일상인 그곳을 새로운 눈을 가지고 미디어로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어요.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이렇게 개발협력 분야에 보탬이 될 수 있답니다.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다시 전 세계가 우리들의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출장의 목적, 모니터링&평가 활동 3: 세미나와 회의

출장기간 여러 종류의 회의에 참여했어요. 첫 출장이라 현지 기관 소개를 받는 동안 전반적으로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지만, 크게는 두개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서 방문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갑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생 코치들을 만났어요. 대학생이지만 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학에 다니는 똑똑한 수재들이 모였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어떤 것을 느끼고 있는지, 교사로서 어떤 점을 기대하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지, 어떤 점을 개선하면 더 프로젝트가 유익해질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하고, 스텝들도 의견을 듣고 참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생각보다 더욱 빈곤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본인의 재능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쁨이나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어 뿌듯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방글라데시의 미래에 밝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또 2019년 부터 APAB는 코이카 지원로 로힝야 난민캠프에 여성 난민들을 도울 수 있었어요. 오랫동안 해오던 봉제기술학교의 커리큘럼과 노하우로 긴급한 분쟁상황에 의해 고향을 떠나고, 가족들을 잃은 뒤 난민 생활을 하며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는 로힝야 여성들에게 심리 사회적 안정 공간이 되는 커뮤니티장을 만들어줄 수 있었어요. 무슬림 문화에서는 남성과 동행하지 않으면 여성들이 쉽게 바깥 생활을 할 수가 없는데 지금은 100만명에 가까운 난민들이 난민캠프에 오기까지 가장이나 남편들이 사망한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 여성들에게 지역리더가 인정한 공식적인 강의 장소라면 집 밖을 나서는게 어느 정도 용이가 되었기 때문에 사회적 생활을 통해 우울감 등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답니다.

 

 

첫방문 때는 시작 시기여서 지역의 리더들과 장소협의 등에 대한 회의나 참여 스텝들 채용 일정이 있어서 캠프를 방문했었고, 두번째 방문 때는 한창 사업이 진행 중이라 스탭들과의 사업 중간평가, 또 IOM이나 코이카 등에서 컨설팅 평가를 위해 방문한 컨설턴트 분들과 현재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아시아포커스 외에도 로힝야캠프를 지원하는 국내단체들과의 모임에도 참여하며 다른 단체들의 경험과 정보로 도움을 얻는 시간이 되기도 했답니다.

 

난민캠프 프로젝트에 정말 열심히 했던 우리 스텝들